Woo-jin

Jung

Woo-jin Jung

태권도 신문11

AUG 13, 2010

 

난  29세에 미국에 와서 35년간 미국에서 태권도인으로 살아왔다.
태권도인으로서 분단 조국과 내가 살고 있는 제2의 고향 미국이 좋은 관계를 가지기를 늘 바라왔다.
91년에 남북한과 미국이 친선도모를 위해 6개월이 넘는 논의 끝에, 뉴욕, 시카고, 휴스톤, LA,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여러 지역에서 어린이 태권도 시범을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한국의 일방적인 파기로 무산되었다. 길고 힘들었던 과정 끝에 이루어진 협의로, 흥분되어 행사를 열심히 준비하던 태권도타임즈와 많은 미국 태권도인 개척자로서는, 많은 경제적, 정신적 손실을 입었다. 한국정부가 내린 결정을 태권도 고위직 인사 1명의 반대로 약속을 뒤엎은 것도 실망스러웠지만, 그  이후 나를 공산주의자로 몰았으며 나의 친척들까지 의심하여 뒷조사를 했었고, 90세가 넘은 노모를 만나러 한국으로 입국할 때도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남한인도 북한인도 아니라 ‘Korean’일 뿐이며, WTF도 ITF도 아닌 그저 태권도인일 뿐이다. 더욱이 국가 기관이나, 정치인도 아닌, 순수한 태권도인으로서 이런 일들을 하기에는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는 북한 태권도계와 관계를 계속 했으며, 96년 태권도 50주년 축제에,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태권도인들이 북한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올해 2006년, 처음오로 한국의 태권도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에서 제 2회 태권도 페스티발이 개최되었다. AP의 기자들 버트허만과 윌리 산타나가 긴 여정을 통행하면서 태권도 종주국의 역사와 현장을 둘러보았다. 태권도 벽화, 태권도전당(palace) 등을 함께 방문하고, 시범도 보았다. 시범에서는 한반도 지도가 그려져있고, “통일” (unification)이 쓰여져 있는 송판을 격파였다. 송판 격파 시에는 인종, 남녀, 노소에 관계없이 오대양 육대주 태권도인, 관중이 하나 되어 통일을 외치면서 송판을 격파하였다. 남한인, 북한인, 미국인, 호주인, 남자, 여자, 흑인, 황인, 백인, 관중 모두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멋지게 송판 격파가 이루어 졌다, 모두가 시닝 나서 기립 박수가 이어졌으며, 큰 축제를 즐기며 흥분되어 있었다. 15년간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 머리 속에 플름처럼 지나가며, 그간의 한이 녹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평양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DMZ로 이동하였다. 처음에는 DMZ에서 어떤 행사도 허용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 행사는 정치나 외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순수한 태권도 행사라는 것을 강조하며 부탁을 한 끝에, 블랙밸트 수여와 송판깨는 행사를 허가 받았다. 송판 깨는 행사에서는 모든 이가 머리, 목, 가슴 등에 통일이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있었다. 남측의 DMZ 군인들이 이 행사를 보고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에 무슨 일이 있는지 예의주시하며 사진을 찍거나 감시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DMZ에 있는 장교 등에게 명예 블랙벨트를 수여하고 송판 격파를 부탁하였으나, 그들은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는 송판을 깰 수 없다고 하여, 우리 일행이 통일으 외치며 송판을 깻다. DMZ는 53년간 24시간 늘 긴장 상태에 있는 지역이지만, 이날의 행사 때에는 웃음과 감동이 넘쳐 났다. 또한 우리는 마음의 선물을 전달하였으며 그들과 사진도 찍고, 악수와 포옹을 나누었다. 우리를 적군으로 여기며 적대시하던 DMZ군인들도 나중에는 웃음을 보였다. 우리들은 그곳에서 처음으로 그들의 웃음을 보았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53년 동안 적군으로만 알았던 사람들을 오늘은 좋은 사람으로 느꼈다는 것이다. DMZ에 있는 군인들은 남한의 군인, 미국 군인과 적대하고 있지만, 남한 국민, 미국 국민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그곳에 좋은사람,  좋은 것들도 많구나 하는 것을 진심으로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의 웃는 모습에서 곧 통일이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ITF와 WTF는 6천만 무도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비행기 일동석과 호텔 스위트룸에서 편안히 즐길 줄만 알았지, 해외의 태권도인들에게 지원과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는커녕 관심도 가지지 않아 왔다. 소련도, 월남도, 중국도 예전에 모두 적이었지만, 이제는 세계 모든 나라가 화합하고 교류를 하고 있다. 태권도의 묵은 옛날 두수장이 떠났음에도, 태권도계는 아직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 이젠 6천만 무도인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내년 4월 말에 세계 태권도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에서 페스티발을 열기로 계획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에 모여 태권도 역사관도 보고, 남한 역사도 보고, 중국도 보는 여행에, 세계 모든 태권도 가족들이 함께 가기를 기원합니다. 이 여행은 인생 최고의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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